그린프로그서울 블로그 106편 ·

공장이 선금 50%를 요구합니다
중국 공장 결제조건 협상 - T/T 선금 비율, 잔금 타이밍, L/C를 꺼낼 시점, 위험 신호와 조건을 낮추는 순서

안녕하세요, 그린프로그서울입니다.

견적이 오고 샘플도 통과했습니다. 이제 발주만 남았는데 공장이 이렇게 말합니다. "50% 선금 주시면 바로 생산 들어갑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잠깐 멈추십니다. 30%라고 들었는데 왜 50%일까. 이건 정상일까, 아니면 뭔가 이상한 신호일까. 깎아 달라고 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그러다 결국 "다들 그렇게 한다니까" 하고 송금 버튼을 누릅니다.

오늘 다룰 게 이 지점입니다. 결제조건은 견적 뒤에 따라붙는 사무 절차가 아니라, 단가만큼이나 협상 대상인 항목입니다. 그리고 실무에서는 단가 3% 깎는 것보다 선금 비율 20%p를 낮추는 쪽이 회사 현금 흐름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선 글에서 29편으로 국제 송금 수단 자체를, 91편으로 알리바바 무역보증 제도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결이 다릅니다. 어떤 수단으로 보낼지가 아니라, 얼마를 언제 보낼지를 어떻게 협상하느냐가 주제입니다.

결제조건 협상에서 수입자가 가장 자주 손해 보는 대목은 비율 그 자체가 아닙니다. 비율만 보고 시점을 안 보는 것입니다. 같은 30/70이라도 잔금을 선적 전에 내느냐 B/L 사본을 받고 내느냐에 따라, 사고가 터졌을 때 손에 쥐고 있는 카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안내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중국 공장과의 거래 실무를 정리한 정보입니다. 본문의 선금 비율, 수수료 수준, 금액 기준 같은 수치는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대표값이자 예시이며, 실제 조건은 품목·발주 규모·공장 규모·거래 이력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신용장 개설과 무역금융은 은행별 심사 기준과 수수료가 다르므로, 금액이 큰 거래라면 거래 은행 외환 담당자와 먼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1. 결제조건이 사실은 누가 위험을 지느냐의 문제입니다

선금 비율을 놓고 밀고 당기는 건 결국 한 가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거래가 틀어졌을 때 누가 돈을 잃느냐.

선금을 많이 보낼수록 위험은 우리 쪽으로 옵니다. 공장이 생산을 안 하거나, 품질이 엉망이거나, 연락이 끊기면 이미 보낸 돈은 회수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선금이 적으면 공장이 위험을 집니다. 원자재를 사서 물건을 다 만들었는데 수입자가 잔금을 안 내고 잠적하면 공장은 그 재고를 떠안습니다. 특히 우리 로고가 박힌 OEM 제품은 다른 데 팔 수도 없습니다.

이 구조를 먼저 이해하면 협상의 언어가 달라집니다. "선금 좀 깎아 주세요"는 부탁이지만, "우리 쪽 위험을 줄이는 대신 공장 위험을 이렇게 메워 드리겠습니다"는 거래입니다. 공장이 받아들일 만한 말은 후자 쪽입니다.

선금 비율수입자 위험공장 위험보통 이런 상황
100%매우 높음없음초소액 샘플, 또는 피해야 할 신호
50/50높음낮음첫 거래, 소액, 커스텀 제품
30/70보통보통업계에서 가장 흔한 기본값
20/80낮음다소 높음거래 이력이 쌓인 뒤
0/100 (선적 후 결제)매우 낮음높음장기 거래, 대형 바이어

가운데 줄이 기준선입니다. 30/70이 중국 제조업에서 사실상의 표준이고, 여기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느냐가 협상의 출발점입니다.


2. T/T 30/70과 50/50은 어디서 갈리나

공장이 50%를 부르는 데에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근거 없는 욕심일 때도 있지만, 정당한 이유일 때가 더 많습니다. 어느 쪽인지 구분하는 게 먼저입니다.

공장이 선금을 올려 부르는 진짜 이유

이유공장 입장협상 가능성
첫 거래라 우리를 모름잔금 떼일 위험을 가격표에 못 넣음높음 — 다른 담보로 대체 가능
원자재를 선지급으로 사야 함금속·특수 원단은 공장도 선금을 냄중간 — 원자재비만큼은 인정할 만함
커스텀 제품이라 전용 가능성 없음취소되면 재고가 그대로 손실중간 — 취소 위약 조항으로 대체
MOQ 미달 소량 주문관리 비용 대비 수익이 작음낮음 — 물량을 키우는 게 빠름
금형·개발비가 걸려 있음초기 투자 회수가 불확실중간 — 금형비를 분리해 처리
공장 자금 사정이 나쁨당장 돌릴 현금이 필요주의 신호 — 따로 확인 필요

맨 아래 줄을 특히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앞의 다섯 가지는 협상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지만, 마지막은 성격이 다릅니다. 공장이 자금난 때문에 선금을 요구하는 거라면, 그 선금은 우리 물건을 만드는 데 안 쓰일 수도 있습니다. 이전 주문의 구멍을 메우는 데 들어가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선금 요구의 배경을 물어보는 건 무례한 일이 아닙니다 "왜 50%가 필요하신지 알려 주시면 저희도 맞춰 보겠습니다"라고 물어보세요. 원자재 선구매 때문이라면 공장은 대개 구체적으로 답합니다. 원단 얼마, 부자재 얼마 하는 식으로요. 반대로 얼버무리거나 "회사 방침"이라는 말만 반복하면, 98편 공장 역량 평가에서 다룬 항목들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우리 쪽에서 기준을 잡는 법

공장 말만 듣고 정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 상황에서 감당 가능한 선을 먼저 잡아 두시면 협상이 편해집니다. 판단에 쓰는 기준은 대개 이 정도입니다.


3. 비율보다 시점이 중요한 이유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많은 분들이 30이냐 50이냐에만 신경 쓰다가 잔금을 언제 내는지를 놓칩니다.

"30% 선금, 70% 잔금"이라는 한 줄에는 사실 빠진 정보가 있습니다. 잔금을 정확히 어느 시점에 내는지가 안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쓰이는 시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잔금 지급 시점무엇을 확인하고 내나수입자 안전도공장 수용도
생산 완료 통보 시공장 말 외에 없음낮음높음
검사 합격 후, 선적 전검사 리포트중간높음
B/L 사본 수령 후실제 선적 여부높음중간
원본 서류 수령 후서류 일체매우 높음낮음

실무에서 가장 균형이 좋은 자리는 세 번째, B/L 사본을 받고 잔금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물건이 실제로 배에 실린 걸 확인한 뒤에 돈이 나가고, 공장은 원본 서류를 쥐고 있어서 잔금을 못 받으면 우리가 화물을 찾지 못합니다. 양쪽 위험이 어느 정도 맞물립니다.

"잔금 70%, B/L 사본 수령 후 3영업일 이내" 한 줄로 적으세요 계약서나 PO에 잔금 조건을 쓸 때 시점과 기한을 같이 넣으시는 게 좋습니다. 시점만 쓰면 공장이 "그럼 언제 주냐"고 재촉할 근거가 없고, 기한만 쓰면 기산점이 흐려집니다. 102편 발주서 작성에서 다룬 PO 필수 항목에 이 한 줄을 꼭 포함하세요.

검사를 결제 조건에 묶어 두기

잔금 시점을 선적 전으로 하되 검사 합격을 조건으로 다는 방식도 많이 씁니다. 이때 문구가 중요합니다. "검사 후 잔금 지급"이라고만 쓰면 누가 검사하고 무엇이 합격인지가 비어 있습니다.

합격 판정 주체와 기준을 함께 적어야 실제로 작동합니다. 제3자 검사기관을 쓴다면 기관명과 검사 기준(AQL 수준 등)까지 들어가야 하고, 이 부분은 103편 품질보증협약서에서 정리한 내용과 맞물려 움직입니다. 품질 기준과 결제 조건이 따로 놀면 불합격이 나와도 돈을 멈출 근거가 약해집니다.


4. 선금을 실제로 낮추는 카드들

"30%로 해 주세요"만 반복하면 잘 안 됩니다. 공장이 지는 위험을 다른 방식으로 메워 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통하는 카드가 몇 가지 있습니다.

물량과 반복성을 내주는 방식

가장 잘 통하는 카드입니다. 공장이 원하는 건 결국 안정적인 오더이기 때문에, 연간 물량이나 반복 발주 계획을 보여 주면 선금 비율을 깎을 명분이 생깁니다.

다만 지키지 못할 숫자를 던지면 다음 협상에서 신뢰를 잃습니다. 연 4회 발주를 실제로 할 계획이면 그걸 말하고, 확실하지 않으면 "이번 건이 잘되면 분기 단위로 이어 갈 계획"이라고 조건부로 말씀하시는 게 낫습니다.

금형비와 제품 대금을 분리하기

금형이나 개발비가 걸린 건이면 여기서 조정할 여지가 큽니다. 공장 입장에서 초기 투자 부담이 선금 요구의 핵심인 경우가 많은데, 금형비는 별도로 100% 먼저 내고 제품 대금은 30/70으로 가는 방식이면 양쪽이 받아들일 만합니다.

금형비를 냈다면 소유권 조항을 함께 넣으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돈은 냈는데 금형이 공장 자산으로 남아 있으면 나중에 공장을 옮길 때 문제가 됩니다.

지급 구간을 잘게 쪼개기

30/70이나 50/50처럼 두 번에 끊지 않고 세 번으로 나누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 발주 시, 30% 생산 중간 검사 통과 시, 50% B/L 사본 수령 시 같은 구조입니다.

공장 입장에서는 총액 중 절반을 선적 전에 받으니 50/50과 비슷하게 느껴지고, 우리 입장에서는 초기 노출이 20%로 줄고 중간에 생산 상태를 확인하는 관문이 하나 생깁니다. 첫 거래에서 50%를 요구받았을 때 꺼내 볼 만한 대안입니다.

중간 지급에 확인 근거를 붙이세요 "생산 중간에 30%"라고만 하면 시점이 모호합니다. 원자재 입고 사진, 생산 라인 가동 사진, 중간 검사 리포트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잡으세요. 사진 몇 장 받는 일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돈이 나가기 전에 생산이 실제로 돌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유일한 장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단가를 조금 얹어 주는 방식

선금을 낮추는 대신 단가를 1~2% 올려 주는 거래도 성립합니다. 공장은 자금 부담을 가격으로 보상받고, 우리는 현금이 묶이는 기간을 줄입니다.

이게 이득인지는 계산해 보시면 금방 나옵니다. 발주액 1억 원 기준으로 선금이 50%에서 30%로 내려가면 2,000만 원이 60일가량 덜 묶입니다. 그 대가로 단가를 1% 올리면 100만 원입니다. 자금이 빡빡한 회사라면 충분히 남는 장사입니다. 반대로 현금이 넉넉하면 굳이 할 이유가 없습니다.


5. L/C는 언제 꺼낼 만한가

신용장 이야기가 나오면 "어렵고 비싸다"는 반응이 먼저 나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소 수입자는 T/T로 해결합니다. 다만 어떤 구간에서는 L/C가 확실히 낫습니다.

L/C가 T/T와 다른 지점

T/T는 우리가 공장을 믿고 돈을 보내는 구조입니다. L/C는 은행이 사이에 들어와서 약속한 서류가 제출되면 은행이 대금을 지급한다고 보증하는 구조입니다. 공장은 은행 보증을 받으니 선금 없이도 생산에 들어갈 수 있고, 우리는 서류 조건이 안 맞으면 돈이 나가지 않습니다.

구분T/TL/C
선금 필요대개 필요보통 불필요
지급 보증없음개설 은행이 보증
비용송금 수수료 수준개설·통지·네고 수수료 등 누적
절차 부담가벼움서류 조건 관리가 까다로움
소요 시간당일~며칠개설과 서류 심사에 시간 소요
분쟁 시직접 다퉈야 함서류 불일치 여부로 판가름
적합 구간소액·중액, 아는 거래처고액, 첫 거래, 장기 생산

비용 줄을 보시면 왜 소액 거래에서 L/C를 안 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금액에 비례하지 않고 건당으로도 붙기 때문에, 발주액이 작을수록 비용 비중이 커집니다. 반대로 금액이 커지면 그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선금 없이 간다는 이점이 훨씬 커집니다.

L/C를 검토해 볼 만한 상황

L/C의 함정은 서류입니다 L/C에서 은행이 보는 건 물건이 아니라 서류입니다. 제품이 아무리 엉망이어도 서류가 조건에 맞으면 대금은 지급됩니다. 거꾸로 물건이 멀쩡해도 서류에 사소한 불일치가 있으면 지급이 막힙니다. 그래서 L/C는 품질 보증 장치가 아닙니다. 검사 리포트를 제출 서류에 포함시키는 식으로 품질 조건을 걸어 두지 않으면, 결제만 보장되고 품질은 여전히 무방비입니다.

실무에서 작은 회사가 L/C로 바로 넘어가기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중간 단계로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T/T를 유지하면서 첫 거래 한두 건만 L/C로 해 보는 것입니다. 은행 절차를 한 번 겪어 두면 다음에 큰 건이 왔을 때 판단이 빨라집니다.


6. 알리바바 무역보증과 자체 계약이 겹칠 때

알리바바에서 찾은 공장이라면 무역보증(Trade Assurance)이 함께 따라옵니다. 제도 자체는 91편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여기서는 결제조건 협상과 겹치는 부분만 보겠습니다.

무역보증은 플랫폼 안에서 주문과 결제를 진행할 때 작동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플랫폼이 중재하고 일정 범위에서 환불을 지원합니다. 실무에서 이게 애매해지는 지점이 두 군데 있습니다.

플랫폼 밖으로 나가자는 제안

거래가 몇 번 이어지면 공장이 이런 말을 꺼냅니다. "다음부터는 알리바바 수수료 빼고 직접 거래하시죠. 단가 조금 더 깎아 드리겠습니다."

실제로 단가가 내려가는 경우가 많고, 오래 거래한 공장이라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순간 플랫폼 중재라는 안전망이 사라진다는 걸 계산에 넣으셔야 합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갈 때는 계약서와 결제조건을 그 전보다 더 촘촘하게 잡는 게 맞습니다. 안전망을 걷어냈으면 다른 장치를 채워야 하니까요.

보증 범위와 실제 손해의 차이

무역보증이 있으니 안심이라고 생각했다가 실제 분쟁에서 당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증은 주문서에 적힌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주문서에 품질 기준이 구체적으로 안 적혀 있으면 품질 분쟁에서 기댈 근거가 약합니다.

그래서 무역보증을 쓰더라도 주문 내용에 스펙과 검사 기준을 명확히 적어 두시는 게 좋습니다. 보증은 우리가 적어 둔 것을 지켜 주는 장치이지, 안 적어 둔 것까지 알아서 채워 주는 장치가 아닙니다.

보증이 있어도 선금 비율 협상은 따로 하세요 무역보증이 걸려 있다고 100% 선불에 동의할 이유는 없습니다. 보증 절차를 밟더라도 자금이 묶이는 기간과 중재에 걸리는 시간은 그대로 우리 부담입니다. 돈을 돌려받는 것과 애초에 안 잃는 것은 체감이 다릅니다.

7. 여기서 멈춰야 하는 신호들

협상이 아니라 경고로 읽어야 하는 요구들이 있습니다. 하나만 있어도 한 번 더 확인하실 만하고, 두세 개가 겹치면 거래를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신호공장이 대는 이유실제로 의심되는 것
100% 선불을 고집함"소액이라 절차가 번거롭다"생산 능력 부족, 또는 애초에 공장이 아님
재주문에도 조건을 안 낮춤"회사 규정"우리를 장기 거래처로 안 봄
갑자기 계좌를 바꿔 달라고 함"세무 문제로 법인이 바뀌었다"이메일 해킹 사기 가능성
개인 계좌로 보내라고 함"회사 계좌가 막혔다"자금난, 또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
계약 후 선금 비율을 올려 달라고 함"원자재가 올랐다"자금 사정 악화
서류 없이 송금부터 요구함"라인 일정이 급하다"압박으로 검토 시간을 뺏는 수법
제3국 계좌로 요구함"홍콩 법인으로 받는다"확인 없이 응하면 회수가 매우 어려움

세 번째 줄은 별도로 말씀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계좌 변경 통보는 중국 소싱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금전 사고 유형입니다.

계좌 변경 메일은 반드시 다른 경로로 확인하세요 공장 담당자 메일함이 뚫리면, 사기범은 기존 메일 흐름을 그대로 읽고 있다가 송금 직전에 끼어듭니다. 인보이스 양식도 서명도 말투도 똑같고 계좌번호만 다릅니다. 메일로 회신해서 확인하면 그 답장도 사기범이 씁니다. 반드시 전화나 위챗 영상통화처럼 메일이 아닌 경로로, 그것도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번호로 걸어서 확인하세요. 계좌가 바뀌었다는 말이 나오면 무조건 이 절차를 밟는다고 회사 규칙으로 정해 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8. 거래가 쌓이면 조건도 옮겨 가야 합니다

처음에 50/50으로 시작했다고 해서 3년 뒤에도 50/50일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바꾸자는 말을 안 꺼내서 몇 년째 같은 조건으로 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공장이 먼저 낮춰 주겠다고 말할 이유는 없습니다.

언제 말을 꺼내는 게 좋은가

타이밍이 결과를 꽤 좌우합니다. 좋은 자리가 몇 군데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야 할 때도 분명합니다. 납기가 급한 건을 맡겨 놓은 상태, 품질 문제로 실랑이 중인 상태, 성수기로 공장 라인이 꽉 찬 시점에는 꺼내지 마세요. 협상력이 우리에게 없는 자리입니다.

한 번에 크게 말고 단계적으로

50/50에서 갑자기 20/80을 요구하면 대개 거절당합니다. 실무에서 통하는 건 한 계단씩 옮기는 방식입니다.

거래 단계현실적인 목표근거로 쓸 것
1차 발주50/50 또는 40/60서로 모르는 상태이므로 수용
2~3차30/70결제 이력이 깨끗함, 반복 발주 의사
4차 이후30/70 + 잔금 시점을 B/L 사본 후로비율 대신 시점을 옮기는 협상
연 단위 거래20/80 또는 구간 분할연간 물량 약정
장기 파트너선적 후 결제 일부 도입수년간 누적 실적

셋째 줄이 실무에서 특히 쓸모 있습니다. 비율을 더 못 내리겠다는 공장도 잔금 시점을 옮기는 데에는 동의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공장 입장에서 받는 금액은 같고 시차만 며칠 생기는 반면, 우리는 선적 확인이라는 안전장치를 얻습니다. 비율 협상이 막혔을 때 이쪽으로 방향을 트시면 됩니다.

결제 이력을 근거로 만들어 두세요 조건을 낮춰 달라고 할 때 가장 강한 근거는 우리 자신의 기록입니다. 지난 발주에서 잔금을 며칠 만에 보냈는지, 지연이 몇 번이었는지를 정리해서 보여 주세요. "지난 5건 모두 B/L 받고 이틀 안에 결제했습니다"는 문장 하나가 말로 하는 설득보다 낫습니다. 그러려면 평소에 결제일을 기록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9. 자주 하는 실수

결제조건 상담에서 반복해 마주치는 것들입니다.


10. 결제조건 협상 체크리스트

협상에 들어가기 전

조건을 정할 때

송금 전

거래가 쌓인 뒤


마무리 - 단가표에 안 적히는 비용

소싱 상담을 하다 보면 단가에는 몇 주를 쓰면서 결제조건은 공장이 부르는 대로 받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단가는 숫자로 바로 보이는데 결제조건은 눈에 안 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금 50%를 60일간 묶어 두는 일은 회사 입장에서 분명한 비용입니다. 그 돈으로 다른 발주를 넣을 수도 있었고, 대출을 덜 쓸 수도 있었습니다. 단가표에 안 적힐 뿐이지 실제로 나가는 비용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제조건은 사고가 났을 때 우리가 쥐고 있는 마지막 카드이기도 합니다. 품질이 엉망으로 나왔을 때 아직 잔금 70%가 남아 있는 상황과 이미 전액을 보낸 상황은, 같은 사고라도 결과가 전혀 다릅니다. 협상력은 대개 아직 내지 않은 돈에서 나옵니다.

처음부터 좋은 조건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첫 거래에서 50/50을 받아들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 자리에 계속 머무르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결제를 제때 해 온 기록을 쌓고, 재주문 직전에 한 번씩 말을 꺼내고, 비율이 막히면 시점을 옮기는 식으로 한 계단씩 올라가시면 됩니다. 몇 년 뒤에 돌아보면 그 차이가 꽤 큽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은 중국 공장과의 발주·결제 조건 설계와 계약 조항 정비, 송금 전 리스크 점검을 함께 지원합니다. 특히 첫 거래에서 조건을 어디까지 밀어볼 수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으실 때, 공장 상황과 제품 특성을 같이 보고 현실적인 선을 잡아 드립니다.

공장이 부른 선금,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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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중국 공장 선금 비율은 보통 몇 퍼센트가 정상인가요?
T/T 30% 선금에 70% 잔금이 중국 제조업의 사실상 표준입니다. 첫 거래이거나 우리 로고가 들어간 커스텀 제품, 또는 소액 주문이면 50/50을 부르는 경우도 흔하고, 이 자체는 이상한 요구가 아닙니다. 다만 거래가 몇 번 쌓인 뒤에도 같은 비율을 고집한다면 한 번 짚어 보실 만합니다. 100% 선불을 끝까지 요구하는 경우는 금액이 아주 작은 샘플 건이 아닌 한 위험 신호로 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잔금은 선적 전에 보내는 게 맞나요, B/L을 받고 보내는 게 맞나요?
균형이 가장 좋은 자리는 B/L 사본을 받고 보내는 쪽입니다. 물건이 실제로 배에 실린 걸 확인한 다음 돈이 나가고, 공장은 원본 서류를 쥐고 있어서 잔금을 못 받으면 우리가 화물을 찾을 수 없습니다. 양쪽 위험이 어느 정도 맞물리는 구조라 공장도 대체로 받아들입니다. 선적 전 지급으로 가야 한다면 검사 합격을 조건으로 걸고, 검사 주체와 합격 기준까지 계약에 적어 두세요.
공장이 갑자기 다른 계좌로 송금해 달라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그 자리에서 송금을 멈추고 확인부터 하세요. 중국 소싱에서 가장 자주 터지는 금전 사고가 이 유형입니다. 공장 담당자 메일함이 뚫리면 사기범이 기존 대화를 그대로 읽고 있다가 송금 직전에 끼어드는데, 인보이스 양식도 서명도 똑같고 계좌번호만 다릅니다. 메일로 되물으면 그 답장도 사기범이 쓰니 소용없고, 전화나 위챗 영상통화처럼 메일이 아닌 경로로, 그것도 원래 알고 있던 번호로 걸어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