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프로그서울 블로그 53편 · 2026.07.03

만든 사람이 아니라, 들여온 사람이 책임진다
중국 소싱 제품의 제조물책임(PL)과 리콜 대응

안녕하세요, 그린프로그서울입니다.

"판매한 보조배터리가 충전 중에 부풀면서 고객 책상이 그을렸답니다. 저는 수입만 했는데 제 책임인가요?"
"아이가 장난감에서 빠진 부품을 삼켰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중국 공장에 따지면 되는 건가요?"
"오픈마켓에서 갑자기 PL보험 증권을 제출하라는데, 이 보험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싱을 하다 보면 단가, 품질, 물류까지는 열심히 공부하는데, 정작 "제품이 사람을 다치게 하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은 사고가 난 뒤에야 처음 마주하는 셀러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때 알게 됩니다. 중국 공장이 만든 제품이라도, 한국에서 그 사고의 책임을 지는 사람은 공장이 아니라 물건을 들여온 수입자 자신이라는 사실을요.

제조물책임법은 물건을 만든 사람만 묻지 않습니다. 해외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국내에서 사고를 내면, 그 물건을 수입한 사람이 제조업자와 같은 책임을 집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중국 공장은 손이 닿지 않는 상대이고, 손이 닿는 가장 가까운 책임자가 바로 수입 셀러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무거운 주제를 실무의 눈으로 풀어봅니다. 제조물책임법이 왜 수입자를 제조업자로 보는지, 법이 말하는 결함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사고가 접수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리콜은 어떻게 진행되고 PL보험은 언제 필요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사고가 나기 전에 셀러가 갖춰둘 수 있는 방어선은 무엇인지까지 정리합니다. 겁을 주려는 글이 아닙니다. 구조를 알면 대비할 수 있고, 대비한 셀러와 그렇지 않은 셀러는 같은 사고 앞에서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습니다.


1. 왜 수입자가 곧 제조업자인가

제조물책임법(PL법)은 제품의 결함 때문에 사람이 다치거나 다른 재산에 손해가 생겼을 때, 제조업자가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한 법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법이 말하는 "제조업자"의 범위입니다. 법은 제조물을 직접 만든 자뿐 아니라 제조물을 수입한 자도 제조업자에 포함시킵니다. 중국 공장에서 완제품을 받아 한국에서 판매하는 셀러라면, 법의 눈에는 그 제품의 제조업자인 셈입니다.

더 무거운 대목은 이 책임이 무과실책임이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손해배상은 상대의 잘못(과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제조물책임은 다릅니다. 제품에 결함이 있었고, 손해가 발생했고,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으면 배상 책임이 성립합니다. "나는 검품도 했고 아무 잘못이 없다"는 항변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2017년 법 개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들어왔습니다. 제조업자가 결함을 알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아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가 생기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이 커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구조는 자연스럽습니다. 광저우 어딘가의 공장을 상대로 한국 소비자가 소송을 걸 수는 없으니까요. 법은 소비자가 손을 뻗을 수 있는 국내의 책임 주체를 만들어둔 것이고, 그 자리에 서는 사람이 수입자입니다.

🚨 "공장 잘못이니 공장에 물어보세요"는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사고 배상을 요구할 때 중국 공장을 가리키는 답변은 법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통하지 않습니다. 배상은 수입자가 먼저 하고, 공장에 대한 청구(구상)는 그다음에 수입자가 별도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으면 초동 대응부터 어긋납니다.

2. 법이 말하는 "결함"의 세 가지 유형

제조물책임에서 말하는 결함은 단순히 "불량품"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법은 결함을 세 갈래로 나누는데, 수입 셀러가 어디에서 걸리기 쉬운지가 유형마다 다릅니다.

결함 유형무엇인가수입 제품 예시
제조상 결함설계와 다르게 만들어져 안전하지 않게 된 경우납땜 불량으로 발열하는 충전기, 이음새가 벌어진 유아용 의자
설계상 결함설계 자체가 위험을 안고 있는 경우날카로운 모서리가 노출된 완구, 쉽게 분리되는 소형 부품
표시상 결함필요한 경고·사용법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한글 경고문구 없는 전열기구, 사용연령 표기 없는 어린이제품

수입 셀러가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억울하게 걸리는 곳이 세 번째 표시상 결함입니다. 제품 자체는 멀쩡한데 한글 사용설명서가 없거나, 경고문구가 중국어 원문 그대로거나, 사용연령·주의사항 표기가 빠져 있으면 그것만으로 결함이 됩니다. 제조상·설계상 결함은 공장의 영역이 크지만, 표시상 결함은 온전히 수입자가 챙겨야 할 몫입니다. 바꿔 말하면, 셀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결함 유형이기도 합니다.

⚠️ 제품이 망가진 것 자체는 PL 대상이 아니다 제조물책임이 배상하는 손해는 결함 제품이 일으킨 확대손해, 즉 사람이 다치거나 다른 재산이 상한 부분입니다. 제품 자체가 고장 난 손해는 교환·환불·하자담보의 영역이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처리됩니다. 고객 클레임을 받았을 때 이 둘을 구분하면 대응의 결이 달라집니다.

3. 사고가 접수되면 실제로 벌어지는 일

사고 연락은 대개 판매 채널 문의나 전화로 시작됩니다. "제품 때문에 다쳤다", "불이 날 뻔했다"는 첫 연락에서 셀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이후 전체 흐름을 좌우합니다.

초동 대응에서 챙길 일은 세 가지입니다. 사고 제품과 현장 사진, 구매 내역을 확보하고, 해당 제품이 어느 로트(입고 차수)인지 확인하고, 고객에게는 공감을 표하되 책임 인정 발언은 아끼는 것입니다. "저희 제품 결함이 맞다"는 말을 사실 확인 전에 해버리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방어적으로만 굴면 고객은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다음 단계는 보통 한국소비자원입니다. 소비자가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소비자원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합의를 권고하며, 합의가 안 되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으로 넘어갑니다. 조정으로도 풀리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갑니다. 참고로 제조물책임의 배상 청구에는 시효가 있습니다. 피해자가 손해와 배상의무자를 안 날부터 3년, 제조업자가 제품을 공급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판매를 접은 뒤에도 책임의 꼬리가 꽤 길게 남는다는 뜻입니다.

💡 사고 제품은 "회수"가 아니라 "보존"부터 사고 제품을 서둘러 회수해 폐기하면 결함 여부를 확인할 증거가 함께 사라집니다. 사진과 영상으로 상태를 기록하고, 실물은 원형 그대로 보존하세요. 결함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할 기회도, 공장에 책임을 물을 근거도 그 실물에서 나옵니다.

4. 리콜 — 자발적으로 할 것인가, 명령을 받을 것인가

결함이 특정 제품 하나가 아니라 로트 전체의 문제로 확인되면 리콜을 검토해야 합니다. 리콜은 두 갈래입니다. 사업자가 스스로 수거·교환·환불에 나서는 자발적 리콜과, 정부가 제품안전기본법 등에 따라 수거를 권고하거나 명령하는 강제 리콜입니다.

구분자발적 리콜강제 리콜(권고·명령)
시작사업자가 결함 인지 후 스스로정부 조사·소비자 신고로 개시
진행 주도권범위·방식을 사업자가 설계기관이 정한 조치를 이행
대외 이미지"책임지는 브랜드"로 방어 가능공표와 함께 신뢰 타격 큼
불이행 시판매중지·행정처분·형사처벌까지

어린이제품이나 전기용품처럼 안전관리 대상 품목은 기준이 더 엄격합니다. 안전기준에 맞지 않는 제품이 확인되면 판매중지와 수거 조치가 빠르게 내려지고, 리콜 이행을 게을리하면 처벌로 이어집니다. 실무의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같은 결함이 반복될 가능성이 보이면, 명령을 기다리기보다 자발적 리콜로 먼저 움직이는 쪽이 비용도 신뢰도 덜 잃습니다. 리콜을 해본 브랜드는 있어도, 리콜을 뭉갠 브랜드가 살아남은 경우는 드뭅니다.


5. PL보험(생산물배상책임보험), 언제 필요한가

PL보험은 제품 결함으로 소비자의 신체나 재산에 손해가 생겼을 때 배상금과 소송 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입니다. 정식 명칭은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이고, 연 단위로 가입하며 보상한도와 자기부담금을 정해 설계합니다. 보험료는 품목의 위험도와 예상 매출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데, 인체에 닿거나 전기를 쓰는 제품일수록 올라갑니다.

요즘은 선택이 아니라 입점 조건인 경우가 많습니다. 홈쇼핑은 대부분 필수이고, 오픈마켓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도 전기용품·어린이제품·건강 관련 품목에는 증권 제출을 요구하는 흐름입니다. 글 서두의 "갑자기 PL보험 증권을 내라고 한다"는 상황이 바로 이것입니다.

가입을 진지하게 검토할 기준을 꼽자면 이렇습니다.

💡 보험은 사고 "전"에만 살 수 있는 방어선 당연한 말이지만 사고가 난 뒤에는 그 사고를 보장하는 보험에 들 수 없습니다. 위 목록에 해당하는 품목을 다룬다면, 첫 판매를 시작하기 전에 보험 설계까지 끝내두는 게 순서입니다. 연간 보험료는 사고 한 건의 배상금에 비하면 대부분 작은 숫자입니다.

6. 중국 공장과 책임을 나눌 수 있을까

계약서에 품질보증과 배상 조항을 넣으면 공장에 책임을 물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답은 "서류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는다"입니다. 한국에서 배상을 마친 수입자가 중국 공장에 구상권을 행사하려면 중국에서의 법적 절차나 국제 중재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고 소규모 거래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커집니다. 공장이 "우리 공정 문제가 아니라 운송이나 사용상 문제"라고 버티면 입증 부담도 수입자 몫입니다.

그래서 실무의 결론은 사후 청구가 아니라 사전 예방으로 기웁니다. 계약서 조항은 물론 넣어야 합니다. 품질 기준, 불량 시 배상, 안전 인증 책임을 명시한 조항은 협상의 지렛대가 되고, 공장의 긴장도를 유지해줍니다. 다만 그 조항이 실제로 나를 지켜줄 마지막 방패라고 믿으면 안 됩니다. 진짜 방패는 발주 전 인증 확인, 출고 전 검품, 표시사항 정비처럼 사고 자체의 확률을 낮추는 장치들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다뤄온 제3자 검품(47편), 인증(10편), 계약서 조항(12편)이 결국 제조물책임의 예방선이기도 합니다.


7. 사고 전에 갖춰둘 예방 실무

제조물책임 대응의 8할은 사고가 나기 전에 결정됩니다. 갖춰둘 것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로트 추적 체계

입고 차수별로 로트번호(또는 입고일)를 기록하고 제품이나 포장에 표기해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전량 회수"가 아니라 "해당 로트만 회수"로 피해를 좁힐 수 있습니다. 어느 로트가 어느 검품 리포트와 연결되는지만 정리돼 있어도 리콜 비용이 몇 분의 일로 줄어듭니다.

표시사항·경고문구 정비

한글 표시사항(46편에서 다룬 그 내용)에 더해, 안전과 직결되는 경고문구를 챙기세요. 사용연령, 주의사항, 금지 사용법을 한글로 또렷하게 넣는 일은 표시상 결함이라는 가장 흔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입니다. 중국어 원문 라벨을 그대로 두는 건 결함을 수입해오는 것과 같습니다.

서류 보관

인증서, 시험성적서, 검품 리포트, 공장과의 품질 관련 대화 기록을 제품 단종 후에도 보관하세요. 청구 시효가 공급일로부터 10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서류의 수명도 그에 맞춰야 합니다. 이 서류들은 "결함이 없었다"거나 "당시 기술 수준에서 최선을 다했다"를 입증할 거의 유일한 자료입니다.

대응 시나리오 한 장

사고 접수 시 누가 고객을 응대하고, 제품 보존과 로트 확인은 누가 하며, 어느 단계에서 보험사와 전문가에게 연락할지를 한 장으로 정리해두세요. 사고 당일의 우왕좌왕이 가장 큰 2차 피해를 만듭니다.


8. 그린프로그서울의 예방 지원

제조물책임은 법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뿌리는 소싱 단계의 실무에 있습니다. 어떤 공장을 골랐는지, 인증과 시험성적서를 확보했는지, 출고 전에 검품을 했는지, 표시사항을 제대로 갖췄는지가 사고 확률과 사고 후 방어력을 함께 결정합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은 이 예방선을 소싱 과정 안에서 함께 세웁니다.

지원 서비스 구성

서비스내용이런 분께
1. 인증·시험성적서 확보품목별 필요 인증 확인, 공장 보유 서류 검증내 제품에 어떤 인증이 필요한지 모르는 분
2. 출고 전 검품안전 관련 항목 중심의 제3자 검품 연계불량이 한국에 들어온 뒤 발견될까 불안한 분
3. 표시사항·경고문구 검토한글 라벨·사용설명·경고문구 정비표시상 결함이라는 지뢰를 미리 걷고 싶은 분
4. 품질 서류 정리로트별 검품 리포트·인증 서류 체계화사고 시 입증 자료를 갖춰두고 싶은 분

함께할 때 달라지는 것


9. 제조물책임·리콜 대비 체크리스트

발주 전부터 사고 발생 시까지 단계별 점검 항목입니다.

발주·판매 전

판매 중

사고 발생 시


마무리 — 책임의 구조를 알면 두렵지 않다

오늘 다룬 내용을 한 줄씩 압축하면:

제조물책임은 소싱 공부에서 가장 뒤로 밀리는 주제입니다. 확률이 낮아 보이고, 법 이야기라 멀게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사고는 확률이 낮을 뿐 비용이 낮지 않습니다. 한 건의 배상과 리콜이 몇 년치 마진을 지울 수 있고, 준비 없는 셀러에게는 사업의 마지막 장이 되기도 합니다. 다행인 것은 대비의 대부분이 이미 좋은 소싱 습관과 겹친다는 점입니다. 인증을 확인하고, 검품을 하고, 표시사항을 갖추고, 기록을 남기는 일. 이 블로그에서 계속 다뤄온 그 기본기가 곧 제조물책임의 방어선입니다. 내 제품에 어떤 인증과 서류가 필요한지, 표시사항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면 부담 없이 문의 주세요.

내 제품, 사고가 나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인증·시험성적서 확보, 출고 전 검품, 표시사항 정비, 품질 서류 체계화까지
10년+ 현장 경험으로 사고 확률은 낮추고 방어력은 높여드립니다

📞 전화   010-9980-9959
✉️ 이메일   greenfrogseoul@gmail.com
💬 카카오톡   pf.kakao.com/_XkfuX
🌐 홈페이지   greenfrog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