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싣고 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선적 전 검사(PSI) 완전 가이드 - AQL 샘플링부터 리포트 해석, 불합격 대응까지
안녕하세요, 그린프로그서울입니다.
"검사 리포트에 Fail이 찍혔는데, 공장은 문제없다고 합니다. 누구 말이 맞나요?"
"3,000개 중에 125개만 봤다는데 그걸로 전체를 판단해도 되나요?"
"Major 8개, Minor 12개. 이 숫자가 좋은 건가요 나쁜 건가요?"
"검사에서 떨어졌는데 이미 선적 스케줄을 잡아 뒀습니다. 그냥 실으면 안 되나요?"
중국 공장에서 "생산 다 끝났습니다"라는 연락이 오면 마음이 놓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이 물건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지점입니다. 컨테이너에 실리고 나면 문제가 보여도 배를 세울 수 없고, 한국 창고에서 불량을 발견하면 그때부터는 왕복 운임과 관세를 우리가 다 물면서 싸워야 합니다.
오늘은 선적 전 검사(PSI, Pre-Shipment Inspection)를 다룹니다. 검사 리포트에 찍히는 Pass와 Fail이 어떤 계산으로 나오는지, AQL 샘플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산 단계마다 검사 종류가 왜 다른지, 결함을 Critical·Major·Minor로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불합격 통보를 받은 다음 무엇을 협상할 수 있는지까지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검사 리포트의 Fail은 검사관이 물건을 마음에 안 들어 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미리 정한 AQL 기준선을 표본에서 나온 결함 수가 넘었다는 산술적 결과입니다. 그래서 검사에서 이기려면 검사 당일이 아니라 검사 조건을 정하는 발주 시점에 손을 써야 합니다.
1. 검사를 왜 남에게 맡기나
공장도 자체 검사를 합니다. QC 인원이 있고 검사 기록도 남깁니다. 그런데 그 기록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건 공장 QC가 선 자리가 우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납기를 맞춰야 하고, 재작업이 생기면 자기 부서 실적이 깎입니다. 애매한 물건을 슬쩍 통과시킬 이유가 처음부터 있는 셈입니다.
제3자 검사기관은 그 유인에서 떨어져 있습니다. SGS, Bureau Veritas, Intertek, TÜV 같은 대형 기관과 중소 검품 업체들이 이 일을 하고, 검사관은 우리 돈을 받고 우리 기준으로 물건을 봅니다. 검사 결과가 대금 지급 조건과 묶여 있으면 공장도 검사를 통과시키기 위해 미리 자기 물건을 한 번 더 봅니다. 검사의 실질적인 효과는 불량을 잡아내는 것보다 불량을 만들지 않게 만드는 쪽에서 더 크게 나타납니다.
제3자 검품 자체의 종류와 활용법은 47편에서 한 번 다뤘습니다. 이번 글은 그중에서도 선적 직전 단계에 집중해, 리포트에 찍히는 숫자가 어떻게 계산되고 그 숫자를 받아 든 뒤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파고듭니다.
2. 언제 보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검사는 선적 직전에만 하는 게 아닙니다. 생산 진행도에 따라 이름과 목적이 달라지고, 무엇보다 문제를 발견했을 때 손쓸 수 있는 여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 검사 종류 | 시점 | 주로 잡아내는 것 | 발견 시 대응 여지 |
|---|---|---|---|
| IQC / 자재 검사 | 생산 착수 전 | 원단·부품 재질, 색상 로트, 부자재 규격 | 매우 큼 — 자재 교체 가능 |
| 초도품 검사(FAI) | 양산 첫 물량 | 치수, 조립, 금형 상태, 사양 해석 차이 | 큼 — 조건 수정 후 재생산 |
| DPI / 초기 생산 검사 | 생산 10~20% 완료 | 초기 공정 불량 경향, 작업 표준 이탈 | 큼 — 남은 80%를 바로잡을 수 있음 |
| DUPRO / 중간 검사 | 생산 30~60% 완료 | 공정 안정성, 반복 불량, 라인 편차 | 중간 — 잔여 물량 개선 가능 |
| PSI / 선적 전 검사 | 포장 완료 80~100% | 완제품 외관·기능·포장·라벨 전반 | 제한적 — 재작업 또는 선적 보류 |
| FRI / 최종 무작위 검사 | 포장 100% 완료 | 출하 직전 최종 확인, 수량·적재 상태 | 작음 — 사실상 통과 여부만 결정 |
| 적재 감독(LS) | 컨테이너 적재 당일 | 수량, 적재 방법, 컨테이너 상태, 봉인 | 거의 없음 — 기록 목적 |
표에서 보시다시피 PSI는 이미 늦은 축에 속합니다. 포장까지 끝난 물건에서 치수 오류가 나오면 재작업 비용도 크고 일정도 밀립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생산 20~30% 시점의 DPI와 선적 전 PSI를 짝으로 돌리는 방식을 권합니다. 앞에서 한 번 걸러 두면 뒤에서 크게 터질 일이 줄어듭니다.
예산이 빠듯해 한 번만 해야 한다면 판단 기준은 제품 성격입니다. 처음 거래하는 공장, 신규 금형으로 만드는 제품, 색상과 치수가 까다로운 품목이라면 앞쪽 검사가 값어치를 합니다. 반대로 여러 번 문제없이 만들어 온 재주문 품목이라면 PSI 한 번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3. AQL: 샘플 개수는 감이 아니라 표에서 나온다
수입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3,000개 중에 125개만 보고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 125개라는 숫자는 검사관이 임의로 정한 게 아니라 국제 표준 표에서 읽어 온 값입니다.
AQL은 Acceptable Quality Level, 우리말로 합격품질수준입니다. 표준은 미국의 ANSI/ASQ Z1.4와 국제 표준인 ISO 2859-1 두 가지를 주로 쓰고, 실무에서는 거의 같은 표로 취급합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로트 크기에 따라 뽑을 표본 수가 정해지고, 그 표본에서 나온 결함 개수가 합격판정개수(Ac) 이하면 통과, 불합격판정개수(Re) 이상이면 탈락입니다.
표를 읽는 순서
먼저 로트 크기를 보고 샘플 문자(Code Letter)를 찾습니다. 일반검사수준 II를 쓰면 1,201~3,200개 로트는 K, 3,201~10,000개는 L이 됩니다. 그다음 그 문자에 해당하는 표본 수를 읽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지정한 AQL 값에서 Ac/Re 숫자를 확인합니다. 아래는 일반검사수준 II, 보통검사 기준의 대표적인 조합입니다.
| 로트 크기 | 코드 | 표본 수 | AQL 2.5 (Ac/Re) | AQL 4.0 (Ac/Re) |
|---|---|---|---|---|
| 151 ~ 280 | G | 32 | 2 / 3 | 3 / 4 |
| 281 ~ 500 | H | 50 | 3 / 4 | 5 / 6 |
| 501 ~ 1,200 | J | 80 | 5 / 6 | 7 / 8 |
| 1,201 ~ 3,200 | K | 125 | 7 / 8 | 10 / 11 |
| 3,201 ~ 10,000 | L | 200 | 10 / 11 | 14 / 15 |
| 10,001 ~ 35,000 | M | 315 | 14 / 15 | 21 / 22 |
이 표를 읽으면 앞서 나온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다. 3,000개 로트에서 125개를 뽑았고 AQL 2.5를 적용했다면 Major 결함이 7개까지는 통과, 8개부터 탈락입니다. 검사관이 "Major 8개"라고 적었다면 그 로트는 한 개 차이로 떨어진 겁니다.
어떤 AQL을 골라야 하나
AQL 값은 낮을수록 빡빡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널리 쓰는 조합은 Critical 0 / Major 2.5 / Minor 4.0으로, 치명 결함은 한 개도 봐주지 않고 중결함에 2.5, 경결함에 4.0을 겁니다. 여기서 제품 성격에 맞춰 손보면 됩니다.
- Critical 0 — 예외 없이 0으로 잡으세요. 감전, 발화, 날카로운 모서리, 법정 인증 위반은 한 개만 나와도 로트 전체를 다시 봐야 합니다.
- Major 1.0~1.5 — 고가 제품, 브랜드 납품, 반품률이 곧 손실인 채널이라면 여기까지 조입니다. 그만큼 재작업이 잦아지므로 단가 협상에 미리 반영해야 합니다.
- Major 2.5 / Minor 4.0 — 일반 소비재의 표준값입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 조합에서 시작하세요.
- Major 4.0 / Minor 6.5 — 판촉물, 저가 소모품처럼 외관 편차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품목에 씁니다.
검사수준도 함께 정해야 합니다. 기본은 일반검사수준 II이고, 표본 수를 줄여 비용을 아끼려면 I, 반대로 리스크가 큰 초도 물량은 III로 올립니다. 기능 시험처럼 한 개당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항목은 특별검사수준 S-1~S-4를 따로 지정해 표본 수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검사관은 무엇을 보는가
검사관이 보는 항목은 크게 다섯 갈래입니다. 우리가 검사 의뢰서에 이 항목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어 두느냐가 리포트의 쓸모를 결정합니다.
외관
표면의 스크래치, 오염, 도장 흐름, 색상 편차, 사출 자국, 봉제 불량 같은 눈에 보이는 결함을 봅니다. 색상은 말로 설명하면 반드시 분쟁이 나므로 승인 샘플이나 팬톤 번호를 검사관에게 함께 보내야 합니다. 조명 조건도 지정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형광등 아래에서 맞던 색이 자연광에서 어긋나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기능
전원이 켜지는지, 버튼이 눌리는지, 지퍼가 움직이는지, 충전이 되는지처럼 제품이 제 역할을 하는지 확인합니다. 몇 개를 몇 분간 어떻게 시험할지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검사관은 "켜지는 것만" 보고 끝냅니다. 배터리 제품이라면 완충 시간, 조명 제품이라면 점등 유지 시간처럼 측정 가능한 조건으로 적어 주세요.
치수와 중량
도면 치수, 제품 무게, 박스 크기와 무게를 실측합니다. 허용 공차를 함께 주지 않으면 검사관은 편차가 나와도 판단을 못 합니다. 포장 박스의 크기와 무게는 운임과 직결되므로, CBM 계산이 어긋나면 이 단계에서 잡아야 합니다.
포장과 라벨
실무에서 가장 많이 사고가 나는 구간입니다. 바코드가 스캔되는지, 원산지 표기가 정확한지, 한글 표시사항이 빠지지 않았는지, KC 마크와 인증번호가 맞는지를 봅니다. 내용물은 멀쩡한데 라벨 하나 틀려서 통관이 막히는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라벨 원고를 PDF로 검사관에게 미리 보내고 실물과 대조하도록 지시하세요.
현장 시험(On-site Test)
공장 안에서 바로 할 수 있는 간이 시험입니다. 낙하 시험, 인장·봉제 강도, 마찰 견뢰도, 고무 냄새, 부착력 테이프 시험 등이 여기 들어갑니다. 실험실 시험만큼 정밀하지는 않지만, 문제를 선적 전에 발견한다는 점에서 값어치가 있습니다. 정식 인증 시험이 필요한 항목은 검사와 별도로 시험소에 의뢰해야 합니다.
5. Critical, Major, Minor를 나누는 기준
리포트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결함 개수이고, 그 개수는 등급별로 따로 셉니다. 등급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같은 물건이 Pass가 되기도 하고 Fail이 되기도 합니다.
| 등급 | 정의 | 예시 | 일반적인 AQL |
|---|---|---|---|
| Critical (치명 결함) | 사용자에게 위해를 주거나 법규를 위반하는 결함 | 감전 위험, 날카로운 돌출부, 삼킴 위험 부품 이탈, 인증 마크 누락·위조 | 0 |
| Major (중결함) | 기능을 못 하거나 소비자가 반품할 만한 결함 | 작동 불량, 심한 색상 편차, 부품 누락, 치수 초과, 바코드 오류 | 2.5 |
| Minor (경결함) | 사양에서 벗어났지만 사용과 판매에는 지장이 적은 결함 | 미세한 스크래치, 약한 실밥, 인쇄 위치 미세 편차, 박스 눌림 | 4.0 |
여기서 실무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판매 채널에서 반품 사유가 되는 결함은 Minor가 아니라 Major로 올려서 정의해 두는 겁니다. 온라인 판매라면 사진으로 티가 나는 스크래치는 곧 반품이고, 반품은 왕복 배송비와 평점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검사기관의 기본 분류표를 그대로 쓰지 말고, 우리 제품에 맞춘 결함 분류표(Defect List)를 한 장 만들어 두면 판정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6. 리포트를 받았습니다. 어디부터 볼까
검사가 끝나면 보통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오전에 PDF 리포트가 옵니다. 사진이 많아 30~60쪽까지 가기도 하는데, 앞에서부터 다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순서대로만 짚으면 5분 안에 판단이 섭니다.
- 맨 앞 결론부터 — Pass, Fail, Pending 중 무엇인지 봅니다. Pending은 판정 보류로, 검사가 중단됐거나 우리 결정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 수량 확인 — 발주 수량, 생산 완료 수량, 포장 완료 수량이 맞는지 봅니다. 여기서 어긋나면 검사 자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 샘플링 조건 — 로트 크기, 검사수준, 표본 수, 적용 AQL, Ac/Re 값이 우리가 지시한 대로인지 확인합니다.
- 결함 요약표 — Critical/Major/Minor 개수와 Ac 값을 나란히 놓고 어디서 걸렸는지 봅니다.
- 결함 사진 — 반복되는 결함 유형이 무엇인지 봅니다. 같은 결함이 여러 장이면 공정 문제이고, 제각각이면 관리 문제입니다.
- 검사관 코멘트 — 공장의 태도, 진행률, 검사 환경에 대한 메모가 들어 있습니다. 다음 발주의 판단 재료가 됩니다.
주의해서 볼 지점도 있습니다. 포장 완료율이 80%에 못 미치는데 검사를 강행했다면 표본의 무작위성이 약합니다. 표본을 공장이 골라 줬다는 정황이 코멘트에 있으면 결과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결함 사진이 지나치게 적거나 각도가 애매하면 재촬영을 요청하세요. 나중에 공장과 다툴 때 쓸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7.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Fail 리포트를 받으면 대개 두 가지 마음이 한꺼번에 듭니다. 물건을 못 믿겠다는 생각과, 선적 스케줄이 밀린다는 조급함입니다. 이 조급함에 끌려가면 거의 손해를 봅니다. 쓸 수 있는 카드는 다섯 장이고, 장마다 드는 돈과 감수할 위험이 다릅니다.
| 선택지 | 적합한 상황 | 주의할 점 |
|---|---|---|
| 전량 선별 후 재검사 | 결함이 외관에 몰려 있고 골라낼 수 있을 때 | 선별 인건비와 재검사비 부담 주체를 먼저 합의 |
| 재작업 후 재검사 | 포장·라벨 오류처럼 고칠 수 있는 결함 | 재작업 방법을 문서로 지시하고 결과를 사진으로 확인 |
| 부분 선적 | 양품만 골라 먼저 보내야 할 급한 일정 | 수량·인보이스·패킹리스트를 다시 맞춰야 함 |
| 조건부 인수(감액) | Minor 위주이고 판매에 지장이 적을 때 | 감액 금액과 향후 클레임 포기 범위를 문서화 |
| 선적 거부·반품 | Critical 발생, 또는 재작업이 불가능할 때 | 계약상 근거와 대금 지급 단계 확인이 선행 |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결함이 골라내면 해결되는 종류인지, 아니면 만드는 방식 자체에서 나온 것인지를 가르는 겁니다. 표면 스크래치나 라벨 오부착은 사람이 붙어서 골라내면 정리됩니다. 반면 재질을 바꿔 넣었거나 금형이 틀어져 치수가 어긋난 경우는 선별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건 로트 전체가 같은 조건에서 나온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협상에서 잊지 말아야 할 지점은 비용 부담 주체입니다. 재검사비는 통상 첫 회는 우리가, 불합격에 따른 재검사는 공장이 부담하도록 미리 정해 둡니다. 이 조항이 있으면 공장은 검사를 한 번에 통과시키려 애쓰고, 없으면 "어차피 다시 보면 되지"라는 태도가 생깁니다.
8. 검사 대행업체 고르기
고를 수 있는 길은 크게 셋입니다. 대형 국제 인증기관에 맡기거나, 중소 전문 검품 업체를 쓰거나, 소싱 에이전트나 우리 쪽 인력이 직접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 유형 | 대표 사례 | 1맨데이 비용(가정) | 맞는 상황 |
|---|---|---|---|
| 대형 인증기관 | SGS, Bureau Veritas, Intertek, TÜV | USD 300~500 | 브랜드 납품, 바이어가 지정하는 경우, 시험까지 함께 필요할 때 |
| 중소 검품 업체 | 중국·홍콩 기반 전문 업체 | USD 120~250 | 일반 소비재, 반복 발주, 비용 효율이 중요할 때 |
| 에이전트·자체 인력 | 소싱 대행사, 현지 담당자 | 건별 협의 | 소량·다품목, 공장 상주 관리가 필요할 때 |
비용은 보통 맨데이(검사관 1명이 하루 일하는 단위)로 계산합니다. 물량이 많거나 SKU가 여러 개면 2~3맨데이가 나오고, 공장이 외진 곳에 있으면 교통비와 숙박비가 붙습니다. 주말·공휴일 검사, 48시간 이내 긴급 배정에는 할증이 붙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업체를 고를 때 확인할 것은 가격표보다 다음 항목들입니다.
- 해당 품목군 경험 — 섬유, 전자, 식품 접촉 용기는 보는 눈이 다릅니다. 우리 제품군의 실제 검사 이력을 물어보세요.
- 리포트 제공 시점 — 검사 당일 저녁 요약본, 익일 정식 리포트가 표준입니다. 사흘씩 걸리면 선적 일정에 쓸 수 없습니다.
- 공장과의 거리 — 검사관이 같은 성(省) 안에 있어야 배정이 빠르고 교통비가 적게 듭니다.
- 부정 방지 장치 — 검사관 로테이션, 위치 기록, 사진 타임스탬프 같은 통제 수단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재검사 정책 — 불합격 후 재방문 비용과 우선 배정 조건을 미리 확인해 두세요.
9. 검사를 무력화하는 수법들
드물지만 분명히 있는 일이라 알고 계셔야 합니다. 검사 자체를 형식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대개 다음 형태로 나타납니다.
- 표본 바꿔치기 — 검사용으로 따로 만든 양품을 앞쪽 박스에 배치합니다. 검사관에게 적재 뒷줄과 중간층에서도 무작위로 뽑으라고 지시하면 막을 수 있습니다.
- 생산률 부풀리기 — 포장률 40%인데 80%라고 보고해 검사를 앞당깁니다. 검사관이 현장 사진과 실제 박스 수를 세도록 요구하세요.
- 검사 당일 지연 — 오후까지 물건을 안 내놓고 시간을 끌어 검사를 대충 끝내게 만듭니다. 검사관 도착 시각과 대기 시간을 리포트에 기록하도록 합니다.
- 검사 후 물건 교체 — 합격 판정 뒤 포장을 열어 다른 물건을 섞습니다. 검사 직후 봉인 스티커 부착과 적재 감독을 함께 요청하면 차단됩니다.
- 리포트 사전 조율 — 검사관에게 편의를 제공해 결함을 Minor로 낮춥니다. 검사관 로테이션을 요구하고, 결함 사진을 직접 확인하세요.
이런 사례를 겪었다면 그 공장과의 거래 방식 자체를 다시 봐야 합니다. 품질 문제는 고칠 수 있지만, 검사를 속이려는 태도는 다음 로트에서도 반복됩니다. 99편의 공장 이관을 검토할 시점일 수 있습니다.
10. 검사 비용은 어느 정도 잡아야 하나
아래는 3,000개 규모 소비재 한 품목을 검사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비용 구성입니다. 금액은 구조를 보여 주기 위한 예시입니다.
| 항목 | 내용(가정) | 예시 금액 |
|---|---|---|
| PSI 기본 검사 | 중소 업체 1맨데이 | USD 150~250 |
| DPI 추가 | 생산 20% 시점 1맨데이 | USD 150~250 |
| 교통·숙박 실비 | 공장 위치에 따라 | USD 0~150 |
| 긴급 배정 할증 | 48시간 이내 요청 시 | USD 50~100 |
| 재검사 | 불합격 시 재방문 | USD 150~250 |
| 현장 시험 추가 | 낙하·강도 등 항목별 | USD 30~100 |
3,000개 로트에 PSI 한 번이면 개당 부담은 100원 남짓입니다. 반품 한 건의 왕복 배송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검사를 비용으로만 보면 아깝지만, 불량 로트를 한 번 받았을 때 잃는 금액과 나란히 놓으면 계산이 분명해집니다. 원가 구조 안에서 이 항목을 어떻게 잡을지는 97편의 should-cost 분석과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11. 자주 하는 실수
검사 관련 상담에서 반복해서 보게 되는 실수를 모았습니다.
- 검사 기준(AQL·검사수준·결함 분류)을 발주서에 적지 않고 검사 당일에 말로 전달하는 경우
- 승인 샘플과 라벨 원고를 검사관에게 보내지 않아 판단 근거가 없는 상태로 검사가 진행되는 경우
- 잔금을 검사 전에 모두 지급해 불합격 뒤 협상 카드가 사라지는 경우
- 포장이 100% 끝난 뒤에 검사를 불러 표본 추출이 부실해지는 경우
- 공장이 추천한 검사 업체를 그대로 써서 독립성이 무너지는 경우
- Pass 리포트만 보고 결함 사진과 코멘트는 읽지 않아 반복 결함을 놓치는 경우
- Minor 결함이라는 이유로 넘어갔다가 판매 채널에서 반품으로 되돌아오는 경우
- 재검사 비용 부담 주체를 정해 두지 않아 불합격 때마다 다투는 경우
12. 선적 전 검사 체크리스트
발주 단계
- AQL 값(Critical 0 / Major 2.5 / Minor 4.0 등)과 검사수준을 발주서에 명시했다
- 결함 분류표를 우리 판매 채널 기준으로 정리해 공장과 공유했다
- "검사 합격 후 잔금 지급" 조건을 결제 조건에 넣었다
- 불합격 시 재검사·선별 비용의 부담 주체를 정해 두었다
검사 준비 단계
- 승인 샘플, 팬톤 번호, 도면과 공차를 검사관에게 전달했다
- 라벨·바코드 원고와 포장 사양서를 PDF로 보냈다
- 기능 시험 항목과 측정 조건을 문서로 지정했다
- 포장률 80% 안팎에 맞춰 검사 일정을 잡았다
검사 이후
- 결론·수량·샘플링 조건·결함 요약을 순서대로 확인했다
- 결함 사진에서 반복 유형이 있는지 살펴봤다
- 불합격일 경우 선별·재작업·감액·거부 중 대응을 결정했다
- 합격 시 봉인 스티커 부착과 적재 감독 여부를 정했다
- 리포트를 로트별로 보관해 다음 발주의 판단 근거로 남겼다
마무리: 기준을 먼저 정하고, 돈을 나중에 보내기
선적 전 검사는 물건을 잘 보는 기술이 아니라 기준을 미리 정해 두는 일에 가깝습니다. AQL 값과 결함 분류를 발주 단계에서 못 박아 두면 검사 당일에 다툴 일이 없고, 리포트의 Pass와 Fail은 해석이 필요 없는 숫자가 됩니다.
기억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 검사는 선적 직전 한 번보다 생산 중간과 선적 전 두 번으로 나누는 편이 훨씬 싸게 먹힙니다. 앞에서 잡으면 고칠 수 있고 뒤에서 잡으면 재작업뿐입니다. 둘, 잔금이 남아 있어야 협상이 됩니다. 검사 합격을 대금 지급의 조건으로 걸어 두는 한 줄이, 검사기관을 어디로 고를지보다 결과에 더 크게 작용합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은 중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들여오는 수입자가 검사 기준을 제대로 짜고, 필요한 시점에 검사를 넣고, 불합격이 났을 때 손실을 줄이며 협상하도록 함께합니다. 인증 시험이나 법정 표시사항처럼 규제가 걸린 사안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검토를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검사 리포트를 받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 막막하신가요?
AQL 기준 설계부터 검사 업체 배정, 리포트 해석과 불합격 협상까지
물건을 배에 싣기 전에 확인하도록 도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