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프로그서울 블로그 90편 · 2026.08.14

배터리 하나 때문에 배송 전체가 막힌다
중국 리튬배터리 제품 수입 가이드 — UN38.3 인증부터 항공·해상 운송 제한까지

안녕하세요, 그린프로그서울입니다.

"보조배터리 500개 주문했는데 특송사에서 못 보낸다고 반려됐어요."
"공장은 항공으로 3일이면 온다는데, 왜 우리 건 배로만 가능하다는 거죠?"
"UN38.3 리포트를 보내달라니까 공장이 '그게 뭐냐'고 되묻습니다."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 전동공구, 전동킥보드 배터리처럼 리튬배터리가 들어간 제품은 겉보기엔 평범한 공산품입니다. 그런데 이 물건이 국경을 넘는 순간부터는 위험물(Dangerous Goods)로 취급됩니다. 리튬배터리는 충격·과충전·단락 상황에서 발열하고 불이 붙을 수 있어서, 항공기와 선박에 실을 때 별도의 규정과 서류를 요구받습니다. 이걸 모르고 발주하면 물건은 다 만들어졌는데 배에도 비행기에도 못 싣는 상황이 생깁니다.

리튬배터리 제품의 운송은 "택배로 부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UN38.3 시험 통과, MSDS 확보, 위험물 포장·표기, 그리고 운송 수단별 제한 — 이 네 가지가 맞물려야 물건이 움직입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이 실무에서 겪은 반송·억류 사례를 바탕으로, 리튬배터리 제품을 중국에서 들여올 때 반드시 짚어야 할 지점을 한 페이지로 정리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UN38.3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항공 운송에서 배터리 단독·내장·동봉이 어떻게 갈리는지, 해상 운송(IMDG)의 조건, 반드시 챙길 서류 체크리스트, 위험물을 다루는 포워더·특송사 고르는 법, KC 인증 등 한국 통관 시 유의점, 그리고 셀러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까지 차례로 다룹니다.


1. UN38.3 — 리튬배터리 운송의 출발점

리튬배터리를 실어 나르려면 그 배터리가 "운송 중에 안전하다"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그 증명의 국제 기준이 UN38.3입니다. UN이 만든 위험물 시험 기준서(Manual of Tests and Criteria)의 38.3절이라는 뜻이고, 리튬셀과 배터리팩이 통과해야 하는 8가지 시험을 규정합니다.

시험 항목확인하는 것
T1 고도 시뮬레이션항공 화물칸의 저기압 환경에서 누액·파열이 없는지
T2 열 시험급격한 고온·저온 반복에서 견디는지
T3 진동운송 중 지속 진동에 구조가 버티는지
T4 충격하역·낙하 시 물리적 충격에 견디는지
T5 외부 단락합선 상황에서 발화·폭발하지 않는지
T6 압착·충격(셀)셀이 눌리거나 관통됐을 때의 안전성
T7 과충전규정 이상으로 충전됐을 때의 안전성
T8 강제 방전과방전 상황에서의 안전성

공장이 배터리셀을 자체 생산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ATL·BAK·리셴 같은 셀 제조사에서 사다 씁니다. 그래서 UN38.3 리포트는 완제품 공장이 아니라 셀(또는 배터리팩) 제조사가 보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주 전에 "이 배터리의 UN38.3 테스트 리포트를 달라"고 요청하고, 리포트에 적힌 모델명·정격(용량·전압)이 실제 들어가는 배터리와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 UN38.3와 함께 요구되는 서류 2020년부터는 UN38.3 시험 요약서(Test Summary)를 배터리 제조사·판매자가 제공하도록 의무화됐습니다. 리포트 전문 대신 이 요약서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성분·위험성 정보를 담은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그리고 항공 운송 시에는 배터리가 안전하게 포장됐음을 항공사에 확인시켜주는 서류가 함께 필요합니다.

2. MSDS — 배터리 성분과 위험성 자료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는 제품에 들어간 화학물질과 위험성, 취급·응급조치 방법을 정리한 문서입니다. 리튬배터리, 화장품, 액체, 파우더처럼 성분이 문제 될 수 있는 화물은 포워더와 항공사가 MSDS를 요구합니다. 배터리의 경우 셀 제조사가 발급한 MSDS를 공장에서 받아 포워더에게 넘기면 됩니다.

MSDS 자체가 통관 필수 서류는 아니지만, 위험물 운송을 접수받는 단계에서 포워더·특송사가 반드시 확인합니다. MSDS가 없으면 위험물 신고 자체가 진행되지 않아 배송이 멈춥니다. UN38.3가 "이 배터리가 운송에 적합한가"를 증명한다면, MSDS는 "무엇이 들어 있고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알려주는 문서입니다.


3. 항공 운송 — 단독·내장·동봉을 반드시 구분하라

리튬배터리 제품의 운송에서 가장 헷갈리고, 가장 자주 사고가 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같은 배터리라도 제품에 어떻게 담겨 있느냐에 따라 항공 운송 가능 여부와 조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위험물 규정(DGR)은 이를 세 가지로 나눕니다.

구분예시UN 번호 / 포장기준(PI)
배터리 단독
(Battery only)
교체용 배터리팩, 배터리셀만 수입UN3480(리튬이온) · PI965 / UN3090(리튬메탈) · PI968
장비에 내장
(Contained in equipment)
무선이어폰, 보조배터리(일체형), 완제품 전동공구UN3481 · PI967 / UN3091 · PI970
장비와 동봉
(Packed with equipment)
기기 + 별도 배터리를 한 박스에 함께 포장UN3481 · PI966 / UN3091 · PI969
🚨 배터리 단독(UN3480/UN3090)은 여객기에 못 싣는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단독으로 보낼 때(UN3480)와 리튬메탈 배터리 단독(UN3090)은 여객기 운송이 금지되어 화물 전용기(CAO, Cargo Aircraft Only)로만 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충전 상태(SoC)를 30% 이하로 맞춰야 합니다. 보조배터리를 셀 상태나 배터리팩 단독으로 대량 수입하려다 "여객기 스페이스밖에 없어 접수 불가" 통보를 받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반면 같은 배터리라도 기기에 내장(UN3481·PI967)되면 조건이 훨씬 완화됩니다.

용량(Wh)에 따라 다시 갈린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와트시(Wh),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 함량(g)을 기준으로 규제 강도가 나뉩니다. 용량이 작으면 완화된 규정(Section II)이 적용되고, 기준을 넘으면 완전 규제 대상이 됩니다.

⚠️ Wh는 "전압 × 용량(Ah)"으로 계산한다 공장이 mAh만 알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항공사는 Wh를 봅니다. 예를 들어 3.7V · 10,000mAh 배터리는 3.7 × 10 = 37Wh입니다. 대용량 보조배터리(20,000mAh 이상)나 킥보드 배터리는 100Wh를 훌쩍 넘기기 쉬우니, 발주 단계에서 Wh를 먼저 계산해 운송 가능 여부를 확인하세요.

4. 해상 운송 — IMDG Class 9

항공이 막히거나 물량이 크면 해상 운송이 답입니다. 바다에서도 리튬배터리는 위험물이며, 국제해상위험물규칙(IMDG Code)에 따라 Class 9(기타 위험물)로 분류됩니다. UN 번호는 항공과 동일하게 UN3480/3481(리튬이온), UN3090/3091(리튬메탈)을 씁니다.

해상은 항공보다 용량 제한이 관대하고 운임도 저렴합니다. 100Wh를 넘는 킥보드·전기자전거 배터리처럼 항공이 사실상 불가능한 화물도 해상으로는 실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다음을 지켜야 합니다.

💡 항공이 막히면 해상이 유일한 길일 수 있다 "급하니까 항공으로"가 통하지 않는 게 리튬배터리입니다. 100Wh를 넘는 배터리, 셀 단독 대량 물량은 처음부터 해상 스케줄로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납기를 역산해 해상 운송 기간(중국 주요항 기준 편도 1~2주 + 통관)을 미리 반영해 두어야 합니다.

5. 필수 서류·확인 체크리스트

리튬배터리 제품은 일반 화물 서류에 더해 위험물 관련 자료를 갖춰야 운송이 접수됩니다. 아래는 발주 단계에서 공장·셀 제조사에 요청해야 할 목록입니다.

서류역할누가 발급
UN38.3 테스트 리포트 / 요약서배터리의 운송 안전성 증명셀·배터리팩 제조사
MSDS성분·위험성·응급조치 정보셀 제조사
배터리 사양서(Wh·전압·용량)운송 가능 여부·구간 판단공장
위험물 신고서(DGD)항공·해상 위험물 신고포워더(자료는 수입자·공장 제공)
Commercial Invoice / Packing List과세가격·수량 확인(일반 화물과 동일)공장
KC 인증서(해당 품목)국내 판매를 위한 안전 인증수입자(시험·인증 취득)
⚠️ "인증 있어요"라는 말과 실제 리포트는 다르다 공장이 "UN38.3 있다"고 말해도 정작 리포트를 요청하면 다른 배터리 모델의 것이거나, 유효기간·개정판 기준을 못 맞춘 오래된 리포트인 경우가 있습니다. 반드시 문서를 받아 배터리 모델명과 정격이 실제 발주 사양과 일치하는지 대조하세요.

6. 포워더·특송사 선택 — 위험물을 다루는 곳인지 먼저 확인

모든 포워더가 위험물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리튬배터리는 위험물 취급 자격(IATA DGR 자격자 보유)과 항공사 위험물 스페이스를 확보한 업체라야 접수합니다. 물량이 작으면 특송, 대량·컨테이너 단위면 포워더로 나눠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선택 시 체크포인트

💡 소량이면 특송, 대량이면 포워더 + 해상 샘플·초도 소량은 위험물 접수가 가능한 특송으로 보내고, 본 물량은 위험물 포워더에 맡겨 해상 FCL로 나누면 비용과 리스크 양쪽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량과 납기를 놓고 처음부터 두 갈래로 설계하세요.

7. 한국 통관 — KC 인증 등 국내 규제

운송을 통과해 항구·공항에 도착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리튬배터리가 들어간 제품은 대부분 국내 안전 인증(KC) 대상입니다. 통관 자체는 위험물 운송과 별개로 진행되지만, 판매하려면 품목별 KC 요건을 맞춰야 합니다.

품목주요 국내 규제
보조배터리(파워뱅크)전기용품 안전확인(리튬이차전지 안전기준) 대상
무선이어폰·블루투스 기기전파법 적합성평가(전파인증) + 내장 배터리 안전
전동공구전기용품 KC(안전인증·안전확인 등 품목별 구분)
전동킥보드·전기자전거 배터리전동 이동수단·배터리 KC 안전확인 및 관련 기준
⚠️ 통관은 됐는데 못 파는 상황 위험물 규정은 "운송"의 문제이고, KC는 "판매"의 문제입니다. 둘은 별개라서, 운송을 잘 통과해 물건이 들어와도 KC 인증이 없으면 국내 유통·판매가 막힙니다. 배터리 안전 인증은 시험 기간이 몇 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으니, 소싱과 동시에 KC 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 (품목별 KC 상세는 앞선 편들을 참고하세요.)

8. 실제로 막히는 사례와 흔한 실수

① 다 만들고 나서 UN38.3를 찾기

양산이 끝난 뒤에야 리포트를 요청했더니, 공장이 쓴 셀 제조사가 UN38.3 없이 저가 셀을 넣은 경우입니다. 이러면 배터리를 다시 만들거나 셀을 교체해야 해서 납기가 통째로 밀립니다. 배터리 사양과 UN38.3 보유 여부는 발주서에 조건으로 못 박아야 합니다.

② mAh만 보고 항공으로 잡았다가 반려

20,000mAh 보조배터리를 항공으로 보내려다 74Wh, 문제없는 줄 알았는데 병렬 구성으로 실제 100Wh를 넘겨 접수가 막힌 사례입니다. 셀 구성(직렬·병렬)에 따라 Wh가 달라지므로, 공장에서 최종 Wh 값을 받아 확인해야 합니다.

③ 단독 배터리를 여객기 스페이스로 예약

교체용 배터리팩(UN3480 단독)을 급하게 항공으로 잡았는데, 여객기 금지 품목이라 화물 전용기 스페이스가 날 때까지 며칠을 대기한 경우입니다. 단독 배터리는 처음부터 CAO(화물기) 또는 해상으로 계획해야 합니다.

④ 위험물 미신고로 특송 반송

배터리 내장 기기를 일반 화물처럼 신고 없이 특송에 넣었다가, 분류 과정에서 리튬배터리가 확인돼 발송지로 반송된 경우입니다. 반송 운임과 시간은 고스란히 손실입니다. 소량이라도 위험물 신고가 되는 채널로 보내야 합니다.

⑤ 라벨·포장 누락으로 억류

Class 9 리튬배터리 라벨과 취급 표기가 빠져 항공사·세관 단계에서 억류된 경우입니다. UN 규격 포장, 라벨, 서류는 세트로 움직입니다. 포워더에게 포장·표기까지 대행 범위에 포함되는지 미리 확인하세요.


9. 발주 전 준비 체크리스트

발주·계약 단계

운송 설계 단계

선적·통관 단계


마무리 — 배터리 운송은 발주와 동시에 설계한다

리튬배터리 제품의 사고는 대부분 "물건 먼저 만들고 운송은 나중에 생각하자"는 순서에서 터집니다. 배터리는 다 만들어 놓아도 실을 방법이 없으면 그대로 창고에 묶입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배터리 셀 제조사와 UN38.3·MSDS는 발주 전에 확인하고, Wh를 계산해 항공이 가능한지 해상으로 가야 하는지 먼저 판단합니다. 단독·내장·동봉 구분에 따라 UN 번호와 포장기준이 달라지므로 운송 방식을 여기에 맞춰 설계하고, 위험물을 다루는 포워더를 골라 DG 할증료까지 포함한 견적을 받습니다. 국내 판매를 위한 KC 인증은 운송과 별개이니 소싱과 동시에 시작해야 합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은 배터리 사양·UN38.3 확인부터 운송 방식 설계, 위험물 포워더 연결, KC 절차 안내까지 한국 셀러 입장에서 함께합니다. 리튬배터리 제품 소싱에서 막히는 지점이 생기면 편하게 문의 주세요.

리튬배터리 제품, 어디서부터 확인해야 할지 막막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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